작성일 : 11-05-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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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진수
 조회 : 2,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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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직접 뮤지컬을 보러 가는 것에 신이나 여기저기 뮤지컬 「넌센스」를 보러 간다고 떠들며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넌센스」가 상당히 유명한 뮤지컬이라는 것이다. 나는 「넌센스」라고 말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어! 그거 수녀들 나오는 거 아니야?”라고 되물었다. 포스터에 수녀들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어, 아마 그럴걸?”하고 당연히 안다는 듯이 넘길 수 있었지만 뮤지컬에 대해 조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극작가 ‘단 고긴’이 직접 대본을 쓰고 작곡한 뮤지컬 「넌센스」는 1986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아직까지도 공연되고 있는 화제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91년부터 공연되어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한 스테디 셀러다. 공연 횟수만도 8천 회가 넘었으니 참 많은 사람들이 보았겠구나 싶다. 그렇잖아도 처음 보는 뮤지컬이라 신나 있는데, 유명한 뮤지컬이라고 하니 더욱 신나고 기대가 되었다. 뮤지컬을 보러 가기 위해 대학로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넌센스」를 다 보고 난 지금,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연 20년 이상 이어진 뮤지컬답다.”고 할 수 있겠다. 뮤지컬이 어땠냐는 주변 사람들의 질문에는 “대박이다.”, “엄청 재미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넌센스」가 주는 활기찬 에너지를 뭐라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 에너지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사람은 극장에 직접 가보는 방법밖에 없다.
요리사인 줄리아 수녀가 만든 수프를 먹고 죽은 52명의 수녀들 중, 아직 장례비용을 치르지 못한 4명의 수녀들을 위해 자선공연을 연 다섯 명의 수녀들. 관객들은 그녀들의 자선공연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 된다. 나도 「넌센스」라는 뮤지컬에 ‘관객’이라는 역할을 맡아 참여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일까, 뮤지컬에 흠뻑 빠져들었다. 엄격하지만 변덕스러운 원장수녀 메리 레지나, 수녀원의 터프한 2인자 허버트, 기억을 잃은 엠네지아, 언더스터디 로버트 앤, 예비수녀 메리 레오의 좌충우돌 자선공연은 웃기다. 그녀들의 몸짓, 표정, 말투, 대사 하나까지가 시험을 망친 학생도, 따스한 봄날에 짝이 없어 우울한 솔로도 웃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
하지만 ‘웃긴 것’이 「넌센스」의 다는 아니다. 사람은 이상과 현실이 같을 때 가장 행복하겠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상과 현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수녀들도 인간이기에 우리와 마찬가지다. 절제를 요구하는 수녀의 삶은 그녀들이 이루고 싶은 꿈을 방해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갈등도 있고 고민도 있다. 하지만 그녀들은 제한된 것 같은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행복을 발견한다. 허버트 수녀의 “자신을 낮추면 자신이 더 높아진다.”는 말은, 주어진 현실을 불평하기보다 그것에 만족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 한다면 더 나은 현실이 찾아오고 결국엔 이상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뮤지컬의 원제 「nunsesne」의 뜻을 몰라 찾아보니 ‘nun'이라는 단어가 수녀를 뜻한다고 한다. 수녀의 감각? 수녀라고 우리와 크게 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녀들도 커플을 보고 부러워하고 휴가를 떠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녀들은 행복하다. 꿈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nonsense’의 상황에서도 행복을 발견해 내는 수녀들에게서 ‘nunsesne’를 찾을 수 있다.
웃긴 것이 「넌센스」의 다는 아니라고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했지만, 어쨌든 이 뮤지컬의 최고 장점은 즐거운 웃음을 준다는 것! 아참,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웃을 수 있다. 수녀들도 천주교도이기 전에 인간이니까. 그저 열심히 웃다 보면 어느 사이에 2시간의 공연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는 관객들에게 보너스도 준다. 하루 종일 얼굴에서 지워지지 않을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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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