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마법의 성’을 진성으로 보겠습니다.”

2월 25일(월) 오후 1시, 연출가 김수경의 묵직하면서도 긴장된 멘트와 함께 뮤지컬 ‘넌센스’의 오디션이 시작됐다. 2월 18일(월) 120여 명이 참여한 1차 오디션에 이은 2차 오디션은 약 70여 명의 참가자들이 함께해 두 시간가량 열렸다. 긴장과 설렘, 도전과 열정이 숨 쉬는 뮤지컬 ‘넌센스’의 오디션장을 찾았다.

이번 오디션은 4월 19일(금)부터 8월 18일(일)까지 대학로 한양레퍼토리 공연에 함께할 배우들을 선발하는 자리다. 오디션에 참가한 배우들은 공연장 주변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목을 풀고, 긴장을 덜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약 70여 명의 참가자가 자리에 착석하고 심사위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번 오디션은 뮤지컬 ‘넌센스’의 김수경 연출가, 류재중 음악감독, 권기용 제작감독, 뮤지컬넌센스컴퍼니 박원정 대표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박원정 대표의 번호 호출이 이어지자 긴장감이 감도는 무대 위로 긴장한 오디션 참가자들이 하나둘씩 무대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날 오디션 곡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마법의 성’이었다. 참가자들은 ‘진성’으로 불러달라는 김수경 연출가의 요구에 따라 무대에서 노래를 이어나갔다. 김수경 연출가는 이 곡을 오디션 지정곡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음역적인 면에서 고음을 부드럽게 잘 해결을 하느냐를 볼 수 있다. 노래할 때 진성과 가성이 있지 않나. 평소 말하는 목소리가 진성인데, 노래할 때 갑자기 가성으로 하면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우선 말하는 것과 노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배우를 중심으로 뽑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넌센스’는 개성 강한 캐릭터를 가진 5명의 인물이 나온다. 노래도 중요하지만 캐릭터에 맞는 이미지 캐스팅이 중요한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노래를 더 시켜보기도 하고, 어울리는 배역의 지정된 대사를 시켜보기도 했다.

긴장한 참가자들의 실수도 이어졌다. 떨리는 나머지 가사를 잊는 것은 기본이고, 목이 경직돼 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음 이탈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원하는 만큼 다 보여주지 못한 참가자들이 아쉬운 얼굴로 무대를 빠져나왔다.

오디션을 마친 김수경 연출가는 “오디션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늘 좋은 배우들을 뽑았다고 생각한다. 하다보면 연습과정에서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연습실에는 발랄하게 잘하다가 무대에서는 주눅이 드는 경우다. 그렇게 딱 맞는 배우를 찾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뮤지컬 ‘넌센스’는 1983년 미국 극작가 단 고긴에 의해 만들어졌다. 1985년 혼자서 대본, 노래, 연출을 도맡아 무대에 올린 뒤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작품은 이후로도 ‘넌센스2’, ‘넌센스 잼보리’, ‘넌센스 크래커’, ‘넌센스 매슈카넌스’, ‘넌센스 넌센세이션’, ‘넌센스어맨’ 등의 시리즈를 생산해 내며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국내에서는 1991년 개막해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1년 국내공연 사상 최장공연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다섯 명의 개성 강한 수녀들이 펼치는 왁자지껄한 무대는 곳곳에서 터지는 웃음과 감동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