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3인방 우상민.민경옥.황수경 컴백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넌센스가 20주년이라니, 언제 이렇게 된거죠?" "대사가 기억날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술술 나오던데요? 그냥 툭치면 나올 정도로.(웃음)"
왈가닥 수녀들의 한바탕 소동으로 객석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온 뮤지컬 '넌센스'가 오는 6월 초연 20주년을 맞는다.

   초연 무대에 섰던 '원조' 넌센스 3인방 우상민(57), 민경옥(55), 황수경(45)이 20돌을 맞아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와 다시 한번 찰떡 호흡을 선보인다.

   이들은 30일 대학로 연습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셋이 같이 하려고 다른 스케줄까지 조정했다"며 소감과 무대 뒷얘기 등을 얘기했다.

  

넌센스 원조 배우 3인방. 왼쪽부터 민경옥, 우상민, 황수경.

'넌센스'는 처음부터 비범했다.

   "매일 같이 매진 행렬을 이어갔죠. 어느 날은 250명 자리에 350명이 몰려와 발 디딜틈도 없었어요. 뮤지컬을 예약하고 보러오는 풍토가 '넌센스' 때문에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장에선 아예 표를 못샀으니까."(우상민.이하 우)
"저희들끼리는 '서양식 마당놀이를 해보자'는 각오로 시작했어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지만 배우들이 객석으로 뛰어내려 가기도 하고 관객과 함께 호흡하거든요. 앙상블 없이 5명의 수녀가 개인기를 하면서 무대를 이끌어가는 뮤지컬이기도 하고. '이런 작품도 있구나'하는 반응이었죠."(민경옥.이하 민)
이들 3인방은 초연 무대를 시작으로 수년간 매일 같이 공연을 올렸으며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도 틈틈이 지방 공연 무대에 섰다. "넌센스 귀신이 될 정도"였다는게 이들의 소회.

   "평균적으로 따져보면 지난 20년간 1년에 절반 이상은 넌센스 수녀로 산 것 같아요."(민)
"전 25살에 시작했는데 이제 45살이 됐으니 '넌센스'랑 같이 늙은 셈이죠.(웃음) 이제는 자다가도 대사가 튀어나올 정도에요."(황수경.이하 황)



지난 20년간 '넌센스'도 조금씩 변해왔다고 한다. "템포가 빨라지고 코미디 요소가 늘어났다"는 것.

   "후배들이 하면서 무대가 젊어지고 즐거워진 점은 보기 좋죠. 그런데 너무 코미디로 가면 관객들이 받는 감동이 줄어들어요."(우)
"전 심지어 격세지감을 느꼈어요.(웃음) 그래서 후배들에게 내면 연기에 치중하자고 다독였는데 두 선배들이 오시니까 확실히 중심이 잡히더라고요."(황)
이번 20주년 공연을 '넌센스 잼버리' 같은 후속편이 아니라 '원조 넌센스'로 올리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20년전 그대로 원작의 맛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골격도 거의 그대로 가져가고. 20년 동안 삶에서 쌓아온 연륜을 무대 위에서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신기한건 그때나 지금이나 설렘은 똑같았어요. 공연은 20년이 됐지만 관객들은 매일 새로운 분들이 오셔서 그런거겠죠."(우)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또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됐어요. 워낙 체력이 좋아야 하는 공연이라…. 근데 막상 시작하니 몸이 다 기억하던데요.(웃음) 춤 같은 것도 그때랑 거의 바꾸지 않고 보여드립니다."(민)



공연이 행여나 '구식'이라는 느낌을 줄 우려는 없는지 묻자 "결코 아닐 것"이라는 자신만만한 대답이 돌아왔다.

   "뮤지컬은 주로 큰 극장에서 앙상블 배우가 여럿 나오는 대작이 많잖아요. 하지만 '넌센스'는 작은 극장에서 배우들과 코앞에서 마주보며 함께 호흡한다는 게 매력적이죠. 관객들도 배우랑 같이 나이 들어가는거고…. 그때 안 웃겼던게 이번에 웃길 수도 있습니다.(웃음)"(민)
"20년 동안 장수하고 있는 매력이 딴게 아니에요. 드라마의 힘이 있다고 할까…. 저희도 20년이 흐르면서 배우로서 오히려 에너지가 늘어났거든요. 살아있는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황)
'넌센스'는 1991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8천638회 공연으로 50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코미디 뮤지컬의 대명사로, 대학로 인켈아트홀에서 출발해 호암아트홀, 세종문화회관으로 진출했으며 지금은 대학로로 돌아와 장기 공연하고 있다.

   이번 20주년 공연은 오는 4월 22일부터 6월 19일까지 대학로 더굿씨어터에서 펼쳐진다. ☎02-741-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