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넌센스' 한 장면     © 독서신문

 
[독서신문 = 양미영 기자] 우리나라 뮤지컬 코미디사상 최고의 히트작인 뮤지컬 ‘넌센스’(Nunsense)가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했다.
 
넌센스컴퍼니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6월 19일까지 대학로 더 굿 씨어터에서 ‘넌센스’ 20주년 기념공연을 갖는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1991년 초연 멤버와 현 대학로의 뮤지컬 전문 배우가 함께 무대에 올라 색다른 넌센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식중독으로 숨진 동료 수녀들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특별한 이유로 수녀 5명이 벌이는 이색 공연 속에 ‘포복절도할 개그와 풍자’를 쏟아내는 ‘넌센스’는 지난 91년 초연된 이후 늘 초대박을 터트리는 뮤지컬이었다. 공연 때마다 관객점유율이 70%를 넘었고 20년간 8638회라는 최다공연에 500만 관객동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한국의 대중적 뮤지컬 중 최고의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소·중극장을 합해 150여개 이상이 성업 중이며 뮤지컬, 연극, 아동극 등 하루에도 100여 편 이상의 작품들이 매일 오르내리는 대학로에서 ‘넌센스’ 가 20년간 한결같이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온 가족이 종교를 뛰어 넘어 편하게 보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 수녀보다 더 수녀다운 뛰어난 배우들이 무대에 올랐다는 것,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근엄할 것 같은 수녀들이 망가진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박정자 윤석화 양희경 하희라 이태원 등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들이  ‘넌센스’에서 열연했으며 이번 20주년 기념 공연에서도 초연 멤버인 우상민, 민경옥, 황수경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근엄하면서도 자신의 약점에 약한 원장수녀 역에 우상민-박정희, 예비수녀 교육담당으로 원장수녀 오른팔인 우직한 허비트 수녀역에 민경옥-장예원, 십자가에 머리를 맞아 기억을 잃어버린 엉뚱한 엠네지아 수녀역에 황수경-송희영, 자유분방하고 솔로무대의 꿈을 꾸고 있는 로버트앤 수녀역에 박선주-박수화, 귀여운 발레리나 예비수녀 레오 수녀역에 임현빈-이은희 등이 캐스팅 됐다.
 
 

▲ 뮤지컬 '넌센스' 한 장면     © 독서신문

미국의 단 고긴이 극본 쓰고 작곡해 1986년 비평가협회로부터 뮤지컬대상 각본상 음악상을 받은 ‘넌센스’는 포복절도할 웃음과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어우러져 관객을 행복한 즐거움에 빠뜨린다.
 
수녀 다섯 명이 나와 갖가지 기상천외한 노래와 춤 등 개인기를 펼친다는 설정은 이 작품만의 특별한 매력. 세상에서 가장 근엄하고 웃음조차 웃지 않을 것 같은 수녀님들이 좌충우돌 소동을 벌이면서 수녀 복을 입은 채로 마음껏 노래와 춤으로 개인기를 발휘하며 끼를 발산하는 모습은, 요즘 말로 망가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앞장서서 망가지니 이보다 더 웃기는 상황이 없는 것이다.
 
배우들이 빚어내는 완벽한 수준의 앙상블과 즉흥연기의 묘미가 ‘넌센스’만큼 꽃피는 뮤지컬도 드물다. 하지만 ‘넌센스’의 웃음은 웃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그런 개그가 아니다. 세상의 급소를 찔러대는 풍자. 그러면서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분위기가 이 작품만의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넌센스’의 웃음은 ‘독성이 강하다’는 말도 있다. 몇 번이고 다시 본다는 폐인들이 수두룩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넌센스’만의 웃음에 중독돼보는건 어떨까? 롱런하기 힘든 공연가에서 한 작품을 20년 동안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공연을 선택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